계약했었는데.

 

하성준은 자기 방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았다. 인생은 예측할 수 없는 일로만 이루어져 있다. 그냥 살아왔을 뿐인데 어느새 이렇게 되어버렸지. 성준은 한숨을 푹 쉬었다. 눈을 감으면 옛날 일이 가끔 떠오르곤 했다. 지금도.

자신은 마법사가 존재하는 대한민국에서 마법사 명문가의 3대 독자로 태어났다. 자신 대에는 여자 형제도 없이 무매독자였다. 아버지의 형제도 여동생 하나였고 할아버지는 통일 이전에는 형제가 전부 북한에 있었다. 역사에 남은 대마법사인 할아버지는 6.25 당시 북한에서 전향하여 큰 전공을 세웠다. 전후에는 사업과 정치에 엄청난 수완을 보여 부와 권력을 동시에 쥐었다. 그가 키운 남매는 하나는 정치에 능한 대마법사가 되었고, 하나는 재계의 거물이 되었다. 자기 아버지가 전자였다.

그런 집안에 태어난 3대 독자. 그것도 외동아들. 태어나는 순간부터 인생은 주변 어른들의 기대로 가득 찼다. 부와 권력이 모두 있는 집안, 그것도 태생적으로 타고 나야 하는 자격을 갖추고 있는 집안. 그들 세계에서 그들은 완벽한 귀족이었다. 귀족 가문의 상속자인 자신은 많은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 인생을 처음부터 맞이했다. 강대한 마력량. 정치력. 어딜 가나 뛰어난 인물이 될 것.

자신은 상속자였으나 동시에 이단이었다. 집안사람 모두가 물리 계열 마법사였다. 할아버지가 막대한 전공을 세웠던 건 온도에 대한 권능을 지니고 있어서였다. 아버지 역시 기상에 대한 능력을 지니고 있어 경제 부흥 시기에 많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어머니는 마법물리학 권위자로 마법대학 교수였다. 그 누구도 자신의 손자, 아들이 정통 계열 마법사일거라 생각하지 못했다. 오히려 어떤 물리적 마력이 발현될까 궁금해 했었다. 그러나 자신에게는 마력이 없었다.

자신은 대마법사의 손자이자 1급 마법사의 아들이었는데 마력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열 살이 넘으면 마력이 발현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집안사람들은 모두 전전긍긍하며 성준의 마력이 발현하기를 기대했지만 그렇지 못했다. 기대가 무너지자 교양 있는 집안이라 큰 소리가 나지는 않았지만 분위기는 살벌해졌다. 할아버지는 말없이 인상을 쓰고 독한 외제 담배를 피웠고, 아버지는 매일 밤 독한 술을 마셨다. 마법대학 교수인 어머니는 매일 한숨을 쉬며 눈물을 흘렸다. 모든 게 3대독자이자 무매독자이며 집안의 유일한 상속자인 자신이 물리 계열 마력이 나타나지 않아 일어난 일이었다.

분위기는 날이 갈수록 험악해졌다. 곧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마법대학 교육원에 진학해야 하는데 마력이 나타나질 않으니 입학시험을 볼 수가 없었다. 성준의 부모는 중학교인 마법대학 교육원, 마법고등학교, 마법대학 동문이었다. 대한민국 마법사의 엘리트 코스를 그대로 밟은 부모 밑에서 평범한 아이가 태어난 거였다. 처음에는 믿고 기다려보자 하던 부모들도 점점 시간이 흐르며 초조해하기 시작했다. 정말 하성준은 평범한 아이였으니까. 마력을 감지하지도 못했다. 부모들은 자기가 낳은 아들이 평범하다는 걸 받아들이지 못하고 괴로워했다. 백방으로 마력을 찾아주기 위해 노력하기도 했다. 결론은 하성준은 평범하다는 거였지만.

열 한 살의 하성준은 우울했다. 초등학교 4학년. 어린이였던 성준은 한숨을 쉬는 방법을 배웠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검은 트렌치코트만 입고 다녔다. 어린 나이에도 마음 한 구석이 타들어가는 걸 알았다. 자기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사람은 엄마, 아빠, 할아버지인데 그 셋이 자기 때문에 매일매일 우울한 얼굴을 하고 있다. 자기 자신이 싫었다.

어느 날이었을까. 성준은 메이드가 골라준 옷을 팽개치고 집을 나섰다. 등굣길이었다. 자신의 눈앞으로 빗방울이 떨어졌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그냥 나왔다. 검은 트렌치코트를 입고 부슬비를 맞으며 걸었다. 검은 바지, 셔츠, 구두와 버버리 키즈 트렌치코트. 엄마, 아빠는 자신이 검은 트렌치코트만 입고 다니자, 한숨을 쉬며 백화점에 데려가 검은 트렌치코트 세 벌을 더 사줬었다. 성준은 멍하니 걷는다. 부모들이 자신을 사랑하는 걸 안다. 그렇기에 자신이 마력이 없는 걸 더욱 받아들일 수 없다는 사실도.

어제 밤도 할아버지는 엄마의 작은 실수를 꼬투리 잡아 호통을 쳤고, 아빠는 거기에 맞서다가 할아버지와 싸웠다. 원래 할아버지는 엄마를 아주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자꾸 엄마를 혼냈다. 마력은 없지만 눈치는 빠른 성준은 그게 다 자신이 마력이 없기 때문이라는 걸 알았다. 자기 때문이라는 걸.

반짝거리는 구두코에 빗물이 튀어 오른다. 성준은 그 물방울을 멍하니 바라보며 걸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에, 자기 시야에 날렵한 구두코가 들어온다. . 성준은 그 순간 멈춰 섰다. 고개를 숙인 그대로 오른쪽으로 한 발짝 움직여 다시 앞으로 가려고 하자, 날렵한 구두코의 남자가 말을 건다.

네가 하성준이냐.”

성준은 그 순간 고개를 번쩍 들었다. 나를 어떻게 알아. 성준은 고개를 들고 자신의 시야에 들어오는 젊은 남자를 확인하고 바로 뒤돌아섰다. 부모님들이 누누이 가르쳤다. 누군가 자신을 아는 척 해도 넘어가지 말라고. 절대로. 납치당할 수 있다고. 산 사람 뿐만이 아니라고. 성준은 뒤돌아서서 뛰어가려고 했다. 그러나 남자의 한 마디가 성준의 뒷머리를 잡아챘다.

진짜 마력이 하나도 없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냐. 쯧쯔. 고생이 많구나.”

그 말에 성준이 그 자리에 우뚝 섰다. 움직일 수가 없었다. 남자는 성준의 뒷머리를 보며 계속 이야기한다.

아닌가. 당연한가. 자기 대에 다 몰아달라고 했으니 다음 대에 나누어줄 것이 없지. 어리석은 종자들이었구나. 그 여자가 택한 남자라 다를 줄 알았더니 그냥 평범하게 눈먼 인간이었을 뿐인가.”

성준이 뒤돌아선 채로 묻는다. 엄마가 그랬다. 귀신을 만나면 뒤돌아보지 말라고. 먼저 묻되 대답하지 말라고.

그거 누구 이야기야?”

남자는 고개를 돌린다. 두둑. 두둑. 뼈가 꺾이는 소리가 들린다. 성준은 마력은 하나도 없었지만 눈치는 빨랐다. 그게 자신의 마력인 것 같았다. 남자가 팔을 드는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손마디를 꺾는다. 두둑. 두둑.

네 조부.”

성준은 가슴이 뛰었지만 티내지 않았다. 뒤돌아선 채로 가만히 숨을 내쉬었다. 정치와 금권이 넘쳐나는 집안에서 배운 건 정치질이었다. 티내지 않기. 함부로 웃거나 울지 않기. 어머니와 아버지, 할아버지가 가르친 것들. 남자는 얼굴에 웃음을 띠고 말했다.

눈치가 빠른 새끼네. 너 새끼 마력 없는 대신에 눈치나 받았나 보지? 근데 마력이 없으니 뭐 파악이 안 될 텐데. 낄낄.”

남자의 검은 몸이 흔들린다.

마력과 금권, 권력이 있는 집안에 딱 하나 태어난 외동아들이 아무 마력도 없는 머저리라니 차라리 딸인 채로 태어나게 하라고 했거늘. 말을 꼭 안 들어서 이렇게 사단을 만들어.”

성준은 손이 덜덜 떨렸다. 자기가 태어날 때 어떤 일이 있었을지 알 수 있었다. 알라고 말한 거기도 하고. 자신은 원래 딸이었고, 아들로 태어나게 하는 대신에 마력이 없게 태어난 거겠지. 알 수 있다. 간단하다. 남자는 한참을 낄낄거리고 웃더니 뚝 그치고 한숨을 푹 쉰다.

그 분께서 이러지 말라 했으니.”

. 남자가 손가락으로 소리를 낸다. 성준의 몸이 빙글 돌아 남자와 마주본다. 성준은 당황한 표정으로 남자를 바라보았다. 남자는 아까와는 달리 따뜻하게 웃었다.

이래봤자 믿기지 않겠지만 나는 나쁜 존재는 아니다.”

성준은 남자의 미소를 찬찬히 살폈다. 알 수가 없다. 자기 집에 드나드는 재벌, 정치인, 마법사들을 보았는데 비슷한 얼굴을 가진 사람이 없었다. 남자는 하하, 하고 눈을 감고 웃다가 땅을 쳐다본다.

그 분이 너를 부탁하셔서, 너를 조금이나마 도우려고 왔다. 믿던지 믿지 않던지는 너의 몫이다. 갑자기 떨어진 호의가 얼마나 위험한 건지 배우며 살고 있지 않느냐.”

성준은 고개를 숙인 남자의 정수리를 바라본다. 까맣다. 전부 다. 눈에 보이는 걸로만 판단해야 하는데 다른 색채가 없어 알 수가 없었다. 남자는 다시 고개를 든다. 수척한 얼굴이 눈에 들어온다.

보름달이 뜰 때에 나를 찾아와라. 원하면 찾아올 수 있을 거다.”

원하는 게 뭐지.”

그 말에 남자가 성준의 눈을 들여다본다. 성준 역시 그 눈을 들여다본다. 까만 하늘에 보름달이 빛나듯 반짝이는 눈동자. 하지만 자신이 되묻는 순간에 먹구름이 그 달을 가리듯 빛이 흐려진다.

너를 구해주려는 것이기는 하나.”

성준은 침을 삼킨다. 꿀꺽.

나는 대가 없이 움직일 수 없으므로 뭔가를 바라기는 해야겠지. 그 이야기는 보름달이 뜰 때 만나서 하자꾸나. 물론 네가 원해야 하는 거긴 하다만.”

남자는 두 손으로 짝, 하고 박수를 친다. 몸이 사라지고 목소리만 남는다. 그 목소리는 성준의 머릿속에 울린다.

원하는 걸 이루어주마. 대가가 필요하겠지만. 보름달이 뜰 때에 만나자. 원하기만 하거라. 내가 찾아가마.”

 

집에 돌아온 성준은 가슴이 뛰었다. 나를 구해주겠다니. 어떻게? 기대하면 안 된다. 기대하면 안 된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다. 자신에 대해서건, 부모와 조부 그리고 타인에 대해서건 기대해서는 안 된다. 마력이 당연히 있을 거라 생각한 기대도 깨졌는데 그 이외에 대해서 기대를 가질 수 있는가? 어린 나이에도 그건 알고 있었다. 기대해서는 안 된다는 걸. 하지만 가슴이 뛴다. . . 이상해. 그 누구에게서도 볼 수 없었던 눈매와 입매가 아직도 생각난다. 자기를 구해주겠다고 했다. 원하는 걸 이루어주겠다고 했다.

내가 원하는 거? 나를 구해주는 거?

간단하다. 마력만 있으면 된다. 아니다. 강한 마력이 있어야 한다. 없는 것 보다야 있는 게 낫지만 강한 것이 좋다. 자신이 마력이 있으면 이 집이 평온해질 거다. 어머니가 울지 않고, 아버지가 한숨 쉬지 않고, 할아버지가 화내지 않을 거다. 자신이 마법사가 되면. 그들이 살아왔던 길을 그대로 따라가면 된다. 자신도 그럼 이 집에서 인정받는 후계자가 될 수 있다. 그랬다. 자신은 인정받고 싶었다. 부모와 가족들에게.

자기가 마력이 없다고 판명된 후부터 세상은 달라졌다. 눈물과 탄식, 분노가 온 집안을 채웠다. 확정되기 전까지는 자신은 사랑받는 후계자였는데. 외동아들로 태어난 하성준은 문자 그대로 어렸을 때에는 땅도 밟아본 적이 없었다. 언제나 안겨 있었으니까. 그랬는데, 마력 그 따위가 없다고 골방 도련님 취급을 받았다.

인정받고 싶다. 가족들에게. 그리고 사람들에게. 강력한 마력을 가지고, 군림하고 싶다. 그래야 그들이 나를 인정해줄 테니까.

어린 나이? 이미 늙어버린 자신이 나이가 중요하진 않았다. 아무것도 모를, 아니 몰라야 할 나이에 세상의 일들을 알아버렸다. 정치를 배우고 원하는 걸 가지지 못하면 부모들조차 외면한다는 걸 배웠다. 힘이 있어야 한다는 걸 알았다. 어디든 똑같을 거다. 그렇게 하성준은 마력과 권력, 인정을 너무 어린 나이에 원하게 되었다.

 

성준은 그가 자신을 찾아올 거라는 걸 알았다. 마력은 없었어도 감은 있었다. 아니, 감도 없었지만 그냥 믿었다. 이유는 없었다. 믿을 이유도 없었고 전조도 없는데 그냥 그랬다. 세상에는 그런 일도 있다고 했다. 성준은 창 모서리에 걸린 보름달을 바라보다가 문을 닫고 뒤돌아섰다. 밤이다. 자기 발을 내려다보다가 고개를 들었는데.

안녕.”

그 남자가 서 있다. 성준은 놀라지 않았다. 반가웠다. 원하는 걸 가져다 줄 남자였다. 성준이 웃자 남자는 인상을 찌푸렸다. 그리고 한숨을 쉰다.

웃지 마.”
성준은 그래도 웃었다.

거 인생에 그게 뭐가 좋다고 웃느냐. 다 대가를 받아가는 일인데. 나중에 후회할 지도 모르고 말이야.”

웃는 얼굴을 구기지 않고, 더 활짝 웃으며 대답한다.

상관없어요. 왜 그렇게 말하죠? 당신이 악마일 수도 있고 날 죽일 수도 있겠지만, 필요한 것을 준다고 했잖아요. 이루어준다고. 소중한 걸 대가로 내놓는다고 해도, 어쨌든 필요한 소원 하나는 이루어주는 거잖아요.”

남자는 성준의 웃는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한숨을 푹 쉰다. 손을 저으며 고개를 숙인다. 머리를 벅벅 긁는다.

그래. 네 뜻대로.”

성준은 눈을 빛냈다.

너에게 그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마력을 부여해주마. 그 정도는 쉽지. 아주. 너무 쉬운 일이야. 나에게는. 근데.”

따라붙는 말에도 성준은 계속 웃었다.

너에게 제일 소중한 걸 내놔야 해. 지금 가져가진 않아. 내게 지금 소중한 거 가져가봤자 채산이 안 맞아서 못 가져간다.”

언제 가져갈 건데요?”

남자는 성준의 대꾸에 고개를 확 치켜들었다. 눈을 크게 뜨고 말한다.

그건 안 가르쳐 준다. 꼬마. 니가 무슨 짓을 한 건지 안 가르쳐 줄 거야. 하여간 니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걸 가져갈 거다. 어느 시점이 될지는 모르지. 다만, 네 인생에 제일 정점인 시절에, 제일 중요한 걸 훅 가져갈 거야.”

그러세요.”

아니, .”

남자는 미간에 주름을 잡고 한숨을 푹 쉬었다. 후우우우.

도대체 왜 그러냐. 아무리 어리다지만. .”

상관없어요. 가져가세요.”

성준의 단호한 말투에 남자는 한숨을 다시 쉬더니 성준의 손을 잡았다. 아주 차가운 손. 성준은 놀랐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그러나 성준은 잠시 후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손등에 남자가 입을 맞추었기 때문이었다. 남자는 눈을 감고 입을 맞추고 얼마간 가만히 있더니.

어머니. 이 자에게 필요한 걸 내려 주십시오. 제가 요청합니다.”

손에 입술을 댄 채로 말했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 뭐야, 이렇게 싱겁게. 성준이 실망한 표정이 되자 남자는 입술을 떼어내고 웃었다. 그리고 손바닥을 성준의 이마에 대고 말한다.

너와 나는 계약한 것이다. 나는 너에게 제일 필요한 걸 부여했다. 앞으로 너의 인생에 마력으로 인해 곤란을 겪을 일은 없으리라. 줄 수 있는 가장 강대한 마력을 주었다. 대신에, 나는 네 인생에 제일 소중하고 귀한 걸 가져가겠다. 기한은 따로 정하지 않았으나.”

남자가 성준의 눈을 들여다본다. 깊은 심연이 그 안에 자리 잡고 있다. 성준은 그 눈동자에 홀린다. 아득한 우주, 넓고 넓은 밤하늘을 바라보는 듯이.

네 기나긴 인생에, 아주 멀지 않은 날에 가져가게 되리라.”

남자는 손을 떼고 뒤돌아섰다. 검은 등이 앞으로 걸어가다가 사라진다. 성준은 그 자리에 쓰러졌다. 갑자기 온 몸에 열이 펄펄 끓었다. 아파. 아파. 너무, 아파. 아악! 성준이 소리를 지르자 멀리서 사람들이 달려왔다. 성준아! 하성준! 엄마, 너무 아파요. 성준은 비명을 질렀다. 그때는 아버지도 할아버지도 심각한 얼굴로 달려와 그를 바라보고 발을 동동 굴렀다. 의사 불러! 어느 의사를 불러야 해요? 마법사 전담? 아니면, 그냥 의사? 둘 다 불러! 집사와 메이드들이 뛰쳐나가고, 가족들이 성준의 몸을 붙들고 흔들었다. 차가운 물수건을 얹고, 잠옷을 벗기고 마사지를 하고. 성준은 멀어져가는 의식 속에서 그들을 바라보다가 정신을 잃었다.

정신을 차렸을 땐, 자신 안에 마력 코어가 생겨 있었다. 일주일 후에는 정통 계열 마법사, 그것도 국제마법사협회 기준으로는 상급 마법사에 달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하성준은 자기도 모르게 자기에게서 제일 소중한 걸 팔고 엄청난 마력을 받았다. 계약으로.

 

 

Posted by 이반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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